
자연을 바라보며 글을 쓰는 사람의 하루
어린 시절, 자연은 배경이 아니라 살아 있는 감정이었습니다.
흙냄새가 비에 젖어 올라오면 이유 없이 마음이 놓였고, 바람에 흔들리던 풀잎 소리는 누가 불러주지 않아도 나를 밖으로 이끌던 손짓 같았습니다.
숲은 말을 걸지 않았지만 늘 들어주었고, 시냇물은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으면서 흘러가는 법을 몸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때의 자연은 기쁨이었고, 위로였고,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다는 가장 처음의 감각이었습니다.
자연을 바라보며 글을 쓰는 일은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다만, 어린 시절 자연과 함께 했던 그 감정들을
조금 다른 시간으로 옮기는 일인 것 같습니다.
이른 아침, 창밖의 나무를 잠시 바라보는 것으로 하루의 속도가 결정됩니다.
자연을 바라보며 글을 쓰는 사람의 하루가 그렇게 시작됩니다.
쓰기보다 먼저 보는 시간
자연을 주제로 글을 쓰는 사람은
곧바로 쓰지 않습니다.
먼저 오래 봅니다.
계절의 변화, 빛의 방향, 어제와 달라진 나무의 표정.
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글은 짧아지고, 문장은 덜 꾸며지는 것 같습니다.
바라보며 느끼고, 느끼는 것이 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자연은 서두르지 않는다
자연은 마감(Finish)이라는 단어를 모릅니다.
그래서 자연을 바라보며 쓰는 글은
쉽게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쉽게 지워지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쓰여진 글은 많이 읽히지는 않더라도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기록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
인류의 역사는 기록에 의해 알려지고 있습니다.
자연을 기록한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기록하는 일입니다.
자연을 대했던 그날의 마음 상태, 머물렀던 시간의 밀도, 지나치지 못한 생각들.
그래서 자연 글은 다시 읽을 때마다 그때 그때 조금씩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자연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기 때문에, 각 자에게 서로 다른 감정과 느낌을 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연을 바라보며 글을 쓰는 하루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하루들이 쌓이면, 삶의 결은 분명히 달라지겠죠.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어릴 때 자연에서 느꼈던 감정으로 돌아가,
조금 더 자연스러운 나의 마음이 되어 보기를
조용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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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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