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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베른 구 시가지(Old Town) — 시간 위를 걷는 길

자연기억 2025. 11. 19. 03:00

 

스위스 베른 구시가지(Old Town) 

 

 

 

 

안녕하세요.
기억 속 자연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오늘은 스위스 여행 네 번째 이야기,
“시간이 천천히 가는 줄도 모르고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미소가 지어지는 도시”,
바로 베른(Old Town)으로 떠나봅니다.

 

 

강 위에 둥실 — 베른 구시가지 첫 인상

  

베른 전경-1

 

베른 전경-2

 

 

 

베른은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랍니다.
아레 강이 도시를 세 방향에서 감싸고 있는데요,
위에서 보면 꼭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섬 같아요.

 

강빛은 *“에메랄드 한 스푼 + 얼음물 한 컵”*의 상쾌한 색이고,
그 사이로 사암 건물들이 우아하게 줄 맞춰 서 있습니다.
색색의 깃발과 중세풍 분수가 거리 곳곳을 장식하고 있어서
걷기만 해도 사진작가가 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시계탑(Zytglogge) 앞에서 시간은 잠시 '정지'

 

베른의 상징 시계탑

 

 

 

베른의 심장, 시계탑 앞에 서면
“아, 이 도시… 시간조차 워라밸이 있구나?” 싶은 순간이 옵니다.

 

매 시각마다 인형들이 톡톡 움직이며 종소리를 울리는데,
그걸 구경하려고 모인 사람들 모두가
같은 리듬으로 멈춤 버튼을 누릅니다.

 

커피 마시는 사람들,
돌길을 꾸물꾸물 건너는 고양이,
그리고 그 모든 장면을 느긋하게 감싸는 종소리.
이 조합은… 반칙입니다.

 

 

 

사암 건물의 거리 — 빛, 그늘, 그리고 의외의 세련미

 

고풍스런 조각상

 

베른의 거리


 

 

1405년 화재 이후 사암으로 다시 지어진 이 거리들은
겉보기엔 ‘중세 감성 충만’인데,
실제로 걸어보면 놀라울 만큼 세련됐습니다.

 

특히 1층에 이어진 아케이드(Arcade)!
비가 와도 OK, 눈이 와도 OK,
날씨의 기분과 상관없이 우아하게 산책할 수 있는
세계 최장급 지붕 있는 산책로라고 합니다.

 

여행자가 가장 좋아하는 세 단어,
“안 젖어, 안 미끄러워, 안 힘들어.”
이 셋을 충족합니다.



 

천천히 걸을수록 베른의 매력은 더 또렷해져요


 

베른의 골목은
“길이 서로 눈치를 보다가 자연스레 이어진 느낌”입니다.
어디까지가 이 길이고 저 길인지,
누가 선을 그어놓았는지 모를 만큼 부드럽게 이어집니다.

 

차도 거의 없고,
버스는 도로 위를 살금살금 미끄러지듯 지나갑니다.
(버스가 이렇게 얌전해도 되나요?)

 

사람들은 벽에 드리운 덩굴 아래 앉아 쉬고,
분수 옆 벤치엔 책 읽는 여행자,
햇살은 거리마다 작은 스폿라이트처럼 떨어집니다.

 

그 순간 느낍니다.
“아, 이 도시… 나를 잠시 쉬게 하려고 작정했구나.”

 

 

🌅 여행자에게 드리는 작지만 확실한 팁 

 

1시간 반 정도의 구시가지 도보 투어
“짧은데 깊다”는 말의 정석입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돌길을 걸으면
‘여행’이 아니라
시간을 조용히 따라 걷는 체험이 됩니다.


 

글의 끝, 마음의 시작

 

길은 끝났지만,
마음은 아직 베른 어딘가의 그림자 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종소리, 강바람, 사암 건물 사이로 드리운 햇살까지 —
그 모든 것이 조금씩 뒤섞여
여운처럼 오래 남습니다.

 

베른의 구시가지는
그냥 오래된 동네가 아니라,
시간이 사람에게 말을 걸어오는 장소였습니다.

 


 

 

늘 귀한 마음으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모든 댓글에 답을 못 드려도,
하나하나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